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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들은 것

한 사람을 위한 마음, 세월이 가면 - 이승환



사실 나는 이승환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이승환의 노래들은 좋아하지만, 아주 열광하지는 않는 정도라고나 할까. 사실, 초기 음악들은 무척 좋아했지만, 점점 느끼해 지고 노래에 특유의 추임새(!?)를 넣는 것을 좋아하지 않게 되었다. 이에 반해 중고교 동창인 한 친구는 이승환을 매우 좋아해서 그 어렵던 시절에도 이승환의 모든 앨범을 구입했었다. 나야 His Ballad 정도의 편집앨범을 테이프로 구입해 본 경험이 다였다. 하지만, 운이 좋게도 한 친구 덕분에 이승환의 콘서트에 두 번 간 적이 있었다. 2000년대 초였을건데, 그 때 당시 이승환 콘서트의 이름이 '쎈 콘서트'였다. 한 번은 잠실에 있는 한 실내체육관이었고, 또 한 번은 건대 무슨 기념관 지하였다. 두 번째 간 것은 아마도 '쎈 콘서트 앙코르'였을거다. 아무튼, 그런 대형 콘서트에는 처음 가보는 것이었으나, 이승환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나로서는 콘서트장 밖에서부터 상당한 포스를 풍기는 관객들에게 압도당하고 말았다. 거의 대부분이 드림팩토리 티셔츠를 입고 있었고, 각종 드림팩토리 및 이승환 아이템으로 꾸미고 있었기 때문이다.

드디어, 콘서트 시작. 발라드 가수로 데뷰하기 이전 메탈 그룹에서 보컬을 했었다고 알고 있는데, 역시나 그 영향인지 이승환의 발라드곡들이 비트가 강한 락 버전이 되어 나오고 있었다. 거기에 귀가 멍멍할 정도의 함성. 정말 대단하게도 다섯 시간 정도의 콘서트 시간 동안 게스트는 거의 없이 혼자서 모두 다 소화하고 있었으며, 더욱 대단한 것은 그리 좋아하지 않는 가수인데도 내가 대부분의 노래를 따라 부를만큼 알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아무튼, 두 번 가본 그의 공연에서 '발라드의 황제'라는 칭호를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고 나서 이승환 노래들에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그러다 알게 된 앨범이 바로 '무적전설 Live 97~99'이다. 아마도 97년부터 99년까지 했던 콘서트 이름이 무적전설이었을거고, 그걸 엮어서 CD 세 장으로 나온 앨범인데, 모든 노래가 이오공감을 포함하여 이승환의 노래였지만 이 노래만큼은 이승환의 노래가 아니었다. 바로, '세월이 가면' 어디서 들어본 노래였는데, 너무 좋았다. 가사도 참으로 슬프고, 라이브로 소화해 내는 이승환의 능력도 대단했다. 특히나, 관객들과 함께 하나되어 부르는 부분, 마지막 '~해~줘~요오~~' 하는 부분에는 정말 소름이 돋을 정도.

아래는 원곡인 최호섭의 세월이 가면. 알고봤더니 1988년 히트곡이었단다. 참으로 오래된 노래다. :)




p.s. 첫번째 영상으로 앨범에 실린 곡과 같은 것을 찾아보려 했으나 동일한 것은 없어 최대한 같은 것으로 골랐다. 세월이 가면 전에 나오는 한 사람을 위한 마음은 보너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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